[시드니 성화대] 절도·성폭행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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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속속 퇴촌하면서 올림픽 선수촌이 썰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절도.성폭행 등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선수촌에서는 이미 각종 진단기기와 온도계.수술용 장갑 등 2만달러 상당의 의료용 장비가 사라졌으며 선수들이 가져온 운동화.시계 등 7만달러 상당의 물품과 현금도 도난당한 것으로 신고됐다.

5건의 절도에 연루된 선수들이 조기 귀국 조치됐으며, 특히 이중에는 자기 나라 선수단 사무실을 무단 침입한 선수도 포함돼 있다.

3건의 성폭행 사건도 일어났으나 어떤 제재조치가 가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선수촌에 주사기를 아무데나 버린 혐의를 받고 있는 불가리아 선수단이 불이익을 받게 됐다.

그래이엄 리처드슨 선수촌장은 30일 "일부 선수들이 사용한 주사기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는다" 면서 반복적으로 선수촌의 수칙을 무시한 불가리아 선수단에 방청소와 세탁 등 모든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회 초반부터 선수촌 자원봉사자들은 선수들이 버린 주사기 바늘에 찔려 혈액검사를 받는 등 수난을 겪었다.

○…대회 안전을 담당하는 뉴사우스웨일즈주 경찰은 올림픽 개막일인 15일부터 30일까지 하루평균 12건의 협박전화가 왔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주경기장을 폭파하겠다" 는 한 정신병 환자의 전화를 비롯해 대회기간 중 2백건 가까운 협박전화가 왔지만 모두 장난 전화였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카라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사무총장은 "국제 테러단체의 테러행위를 가장 걱정했지만 다행히 별다른 조짐이 없었다" 고 말했다.

○…태권도 여자 67㎏급에서 이선희(22.에스원)가 금메달을 딴 뒤 경기장을 돌면서 든 깃발의 태극기가 거꾸로 달린 것이어서 이를 지켜본 국민들의 항의.문의전화가 언론사에 쇄도. 태극 마크의 빨간 부분이 밑으로 간 태극기를 들고 뛴 것. 이 깃발은 이선희가 우승을 확정지은 뒤 경기장을 돌기 시작할 때 관중석에서 건네준 것이었다.

우승의 감격에 겨웠던 이선희로선 이를 미처 살펴볼 겨를도 없었던 셈인데, 태극기도 제대로 못 다는 한국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

○…사상 첫 올림픽에 출전한 동티모르의 역도선수 마르틴호 아라우조가 "콘크리트 덩어리로 연습을 했다" 고 밝혀 눈길. 아라우조는 29일 경기가 끝난 뒤 "지난해 독립 투쟁과정에서 연습시설이 모두 파괴돼 막대기 양 끝에 콘크리트를 달고 훈련을 했다" 며 "연습할 때 들었던 무게가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56㎏급에서 20위를 한 아라우조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연습했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 이라며 "멀지않아 동티모르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것" 이라고 자신.

○…팔리지 않은 시드니올림픽 폐막식 입장권이 자원봉사자들에게 선착순으로 무료로 제공된다.

올림픽조직위원회(SOCOG)는 30일 "11만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의 폐회식 입장권이 8천5백장 정도 남아 있다" 며 "이 중 5천장을 먼저 도착하는 올림픽 자원봉사자에게 무료로 나눠주겠다" 고 밝혔다.

폐막식 입장권 값은 1장에 1천3백82호주달러(약 83만6천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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