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소, 지뢰 자동제거 장비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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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원자력연구소는 28일 비무장지대(DMZ)일대에 매설된 플라스틱 지뢰 등을 자동으로 탐지, 제거하는 최첨단 지뢰제거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소가 개발한 이 지뢰제거 기술은 양성자로 X-레이 사진을 찍듯이 땅 속에 매설된 모든 종류의 지뢰를 탐지, 제거할 수 있다는 것.

자력(磁力)을 이용한 재래식 원반형 지뢰 탐지기는 금속지뢰 탐지는 가능하지만 플라스틱 지뢰는 탐지가 불가능해 군당국이 애로를 겪어왔다.

원자력연구소가 이번에 개발한 첨단 지뢰 탐지기는 금속대신 지뢰 속 화약을 탐지한다.

즉 모든 화약이 질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이를 9MeV(메가일렉트릭볼트)의 고출력 양성자와 반응시켜 지뢰를 탐지하는 원리다.

이 기술을 개발한 최병호(崔炳虎.49)박사는 지뢰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지뢰 탐지기를 지뢰제거 차량에 탑재할 계획이다.

로봇 팔이 부착된 이 지뢰제거 차량은 시속 5㎞로 전진하면서 7천5백평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할 수 있다. 지뢰지대가 50만평이나 되는 이번 경의선 지뢰제거 작업에 이 차량을 투입할 경우 단 66시간(3일)이면 지뢰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재래식 지뢰 탐지기를 사용할 경우 시간당 2, 3개 제거가 고작으로 국방부는 이번 경의선 복원공사의 지뢰제거 작업에만 3~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있다.

당초 양성자를 이용한 폭발물 탐지기술은 미국.독일 등이 공항테러 방지용으로 개발했으나 원자력연구소가 이를 지뢰탐지에 활용하는데 최초로 성공한 것.

원자력연구소는 정부.민간자본 16억6천만원을 투입, 오는 2003년까지 지뢰제거 차량을 상용화시킬 계획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 장비가 개발되면 우리 DMZ의 지뢰제거는 물론 캄보디아 등 국제 지뢰제거 작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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