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두달 병원들 거덜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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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의사들의 진료거부와 파업이 계속되면서 대형 병원은 물론 중소병원과 동네 의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일부 중소 병원은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할 형편인데다 부도가 나는 사태까지도 우려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6월말 집단폐업으로 60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최근에도 하루 5억~6억원의 수입 감소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고 말했다.

삼성의료원도 계속된 진료 차질로 하루 3억5천만~4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고려대병원 등 다른 대형 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고려대병원의 경리 관계자는 "12일이 월급날인데 아직 지급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며 "다른 병원들도 비슷한 형편" 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중소 병원과 동네 의원들에서 더욱 심각하다. 폐업으로 인한 손실에다 의약분업의 결과로 그동안 약품에서 얻었던 이익마저 사라져 고통을 겪고 있다.

서울 B병원의 경우 진료 차질로 평균 20% 이상 수입이 준데다 璿갭뗍?감소로 하루 5백만~6백만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정말로 문을 닫아야 할 지경" 이라고 말했다.

서울 A소아과 원장도 "명분론에 따라 폐업에 동참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수입이 워낙 줄어 인건비 등 병원유지비 조달이 막막한 상황" 이라며 "의료계 지도부와 정부가 빨리 대타협을 이끌어내 폐업 상황을 종결시켰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수입 감소로 인한 고통은 중소병원으로 갈수록 더하다" 며 "다음주가 고비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병.의원들의 연쇄 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말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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