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간간부이하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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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1일 이뤄진 검찰 중간간부 이하에 대한 인사는 조직의 안정을 위해 서열을 중요시한 측면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검사장급 인사에서 특정지역 출신들이 주요 직책을 많이 차지했다는 일부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이번 인사에서는 학연과 지연에 따른 안배가 눈에 띈다.

실제로 요직인 서울지검 1, 2차장을 서울출신들이 차지하자 이들 두명보다 1기 선배인 호남출신을 3차장으로 발령했다.

이 때문에 검사들 사이에는 "지나치게 연공서열과 지역안배에 치중해 오히려 조직이 침체될 소지가 있다" 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난 2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체포 실패에 대한 문책으로 서울고검으로 좌천됐던 간부 2명이 각각 의정부지청장과 평택지청장 보직을 받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검찰 내부에서는 이들의 현업복귀에 대해 "문책한 지 몇달 만에 해제해주는 것은 특혜" 라는 지적과 "당사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문책이었다" 는 동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비해 과거 서경원 의원 밀입북사건 수사 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조사한 악연이 있는 이상형(李相亨)경주지청장은 한직인 대전고검으로 밀려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 1, 2, 3부장 전원을 잔류시킨 것은 이들이 현 보직을 받은 지 1년이 넘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서울지검을 중심으로 한 사정(司正)체제 구축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사법시험 23회 출신들은 단 한명만 서울지검 부장으로 발령받는 것으로 끝났다.

이들은 무려 1백여명이 검사로 임관돼 현재 60여명이 재직 중인 기수로 검찰 인사에 상당한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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