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한층 성숙해진 서장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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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골리앗' 서장훈(SK)이 아시아 프로올스타전 ABA2000을 통해 부쩍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의 플레이는 기량과 리더십에서 한국농구의 '얼굴' 로 손색이 없다.

서장훈은 25일까지 12경기에 출전, 경기당 20득점.8.1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허재(삼보)가 두경기에 출전해 3득점, 강동희(기아)가 12경기에서 경기당 7.2득점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이번 대회 출전팀은 중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인 흑인 센터를 기용하고 있다. 서는 이들을 상대로 리바운드 다툼을 벌이며 득점을 올렸다. 외곽슛으로 득점한 조성원(현대.경기당 18.2득점)과는 무게가 다르다.

한국과 두차례 맞붙은 미프로농구(NBA) 앰배서더팀 선수들도 "한국 선수 가운데 서장훈이 가장 뛰어나다" 고 입을 모았다. 앰배서더는 NBA가 아시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골라 뽑은 선수로 구성된 팀이다.

동료들에 대한 관심도 돋보인다. 서장훈은 지난 15일 앰배서더팀 선수가 조성원에게 고의 파울을 저질러 조가 코트바닥에 쓰러지자 끝까지 심판에게 항의하고 상대 선수와 승강이를 벌였다.

물론 선수는 경기에 집중하고 모든 것을 판정에 맡겨야 한다.

그러나 조성원이 구타에 가까운 파울을 당하고 선배들은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가운데 서장훈이 나선 점은 주목할 만하다. 얼마전까지 허재.강동희가 맡던 일을 이제 서장훈이 하고 있는 것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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