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특별총회 폐막…여성지위 나라간 격차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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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유엔 여성특별총회가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폐막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문화·역사·종교·풍습 등이 판이하게 다른 지구촌 가족들이 모여 '여성의 지위향상'이란 명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총회의 북한 대표인 이형철 유엔 북한대표부 대사는 8일 "북한의 여성지위는 세계 어느나라보다 향상됐다. 노동당·군부·집단농장의 운영자 그룹등에 많은 여성들이 포진해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며 "산모들에겐 유급·출산휴가로 1백50일을 보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여성대회에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여성간의 '남북격차' 극복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로 대두했다.

남북격차는 미국을 중심으로 발원한 정보기술(IT)혁명이 그 배경이다.

세계화가 가속화하면서 선진국 여성들의 일자리는 늘어난 반면 개도국에서는 그 반대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 5일 개막연설에서 "세계화는 기술을 체득한 근로자들에게는 유리하지만 그렇지 못한 근로자들에게는 불리하다" 고 지적했다.

이번 총회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이용인구는 약 2억명. 미국.유럽의 이용자가 80%를 차지했고 아프리카는 0.8%에 불과했다.

'빈곤의 여성화' 로 불리는 경제력의 남녀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인구가 15억명에 이르고 그들 대부분은 여성이다.

세계적으로 여성의 수입은 남성의 절반을 웃도는 정도다. 미취학 아동의 66%가 여자이고 문맹자의 64%가 여자다.

또 경제가 급변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부당하게 해고되거나 임금이 삭감됐다.

한편 국제의원연맹(IPU)과 유엔은 8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전세계 여성들의 정.관계 진출 현황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핀란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가수반과 국회의장이 모두 여성인 나라다.

여성이 국가수반인 나라는 방글라데시.핀란드.아일랜드.뉴질랜드.라트비아.파나마.산마리노.스리랑카 등 8개국. 전세계 상.하원 의장 2백42명 중 여성 의장은 22명이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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