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고교생 하버드 대학 '감동 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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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로스앤젤레스〓연합]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미국 최고 명문인 하버드대에 당당히 진학한 한인 고교생의 사연이 로스앤젤레스 데일리 뉴스 등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LA 크레센터 밸리 고교를 졸업한 전광률(18.패트릭 전)군. 전군은 지난해 12월 하버드대로부터 1년간 수업료 3만여달러의 장학금과 함께 입학허가서를 받았다.

글렌데일 상공회의소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에서도 장학금을 내놨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93년 컴퓨터 프로그래머이던 아버지 전용욱(당시 41)씨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지는 아픔을 겪었다. 전군은 그러나 슬픔에 빠져 있을 틈조차 없었다.

집안 일 밖에 모르던 어머니 신연철(45)씨는 생계를 위해 의류업체에 취업했고 동생 승헌(16.로버트)군과 함께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꾸려가야만 했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부터 어머니의 학비부담을 덜기 위해 시작한 가정교사일은 현재까지도 계속 하고 있다.

전군은 "81년 미국으로 이민오신 아버지가 늘 좋?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동기를 부여해 주셨다" 면서 "가끔 놀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매일 새벽 2~3시까지 공부했다" 고 말했다.

전군은 교내 신문과 문예지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테니스팀 주장으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클라리넷 연주도 수준급인 전군의 졸업성적(평점 4.51)은 전교 2위로 산 페르난도 밸리 지역 80개 고교의 교장과 교사에 의해 '올해의 최고 유망 학생' 으로 뽑혔다.

올 9월 하버드대에 진학할 전군은 경영학이나 경제법을 전공한 뒤 국제 컨설팅 분야에서 일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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