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량 졸속 예측으로 길 뚫리자 주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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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도로가 개통되자마자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는가 하면 사고를 부르는 곳마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교통량을 잘못 예측한 졸속 도로설계, 건설과 무분별한 인접도로와의 연결, 우회도로 준비 미흡 등의 탓이다.

◇ 부평~부천간 4차선〓인천시 부평구 부개3동~부천 중동신도시를 잇는 1.4㎞의 지방도로. 토지공사에 의해 지난해 12월 20일 개통돼 하루 3만여대가 통행하는 이 도로는 개통 직후부터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왕복 4차선인 도로가 기존 부평구내 2차선 도로와 연결되며 병목현상을 일으켜 출퇴근 시간대 차량들이 이 구간을 통과하는데만 30~40분이 걸리고 있다.

이 도로는 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인터체인지와 중동대로와도 연결돼 차량이 몰리고 있다. 토공이 인천시와 교통량처리 협의를 안한 것이다.

회사원 김인영(34.부평구 주공아파트 6단지)씨는 "도로 개통이후 차량정체가 더 심해져 이용을 포기한 채 2㎞ 가량을 우회하고 있다" 고 말했다.

◇ 김포 인터체인지〓지난해 12월 8일 개통된 서울외곽순환도로 김포 인터체인지는 설계가 잘못돼 잦은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이곳은 하루평균 1만여대가 통행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체인지 진출.입 교차 구간이 70여m에 불과해 차량들이 급히 차선을 바꾸면서 차량 엇갈림 현상이 발생, 개통 2개월만에 무려 1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시공한 토지공사는 그러나 "법적으론 시공에 하자가 없다" 고 주장하며 "안전표지판을 보강하겠다" 고만 말하고 있다.

◇ 팔당~양평간 4차선〓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양평군 양평읍간 6번국도 23.4㎞(왕복 4차선). 건교부는 정체구간이었던 이곳을 1998년 12월 4차선으로 확장하거나 직선화시켜 2시간 이상 걸리던 워커힐~덕소~팔당~양평 구간을 30분 가량으로 크게 단축시켰다.

그러나 주말만 되면 사정이 다르다. 개통 이후부터 곧바로 예전과 마찬가지의 혼잡을 빚는다. 주말 행락차량 유입이 늘어난 점도 있지만 연계 및 우회 도로망 개통이 때맞춰 이뤄지지 않은 때문이다.

김재봉(金在奉.34.의정부시)씨는 "홍천을 몇차례 다녀오면서 매번 이 곳에서 2시간 이상 허비했다" 며 "뭣하러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로를 확장했는지 모르겠다" 고 말했다.

◇ 광주시 광암고가교〓광주시는 운암동 운암네거리 주변 교통량을 분산시키기 위해 운암동 주공아파트~광천동 광암교 4백95m를 잇는 광암고가교를 98년 12월 완공했다.

그러나 개통 이후 운암네거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신호대기를 세번 이상 받아야 하는 등 교통체증이 오히려 심해졌다. 특히 고가교가 끝나는 지점이 운암동 주공아파트 2단지내 3거리여서 출퇴근 시간대면 신호대기 차량이 1백여m 이상 늘어선다.

◇ 울산 서동~농소동 국도 우회도로〓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공사중인 이 도로(길이 6㎞)는 현재 사용중인 국도보다 3m이상 높게 만들어져 제 기능을 살릴 수 없게 됐다.

특히 새로 뚫는 우회로와 동천 서쪽의 국도 7호선.농소구획정리지구를 잇는 진입로의 상암교는 국도보다 3.2m나 높게 건설, 바로 연결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익진·엄태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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