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인터컴㈜, TV 몸체·화면 분리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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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창업한지 1년도 채 되지 않는 대경인터컴㈜ 이수역(李壽繹.37)사장. 아직 제품 출시도 않았지만 국내 대기업과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을 감당하느라 연일 비명을 지르고 있다.

李사장의 주력상품은 자신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초박막 액정 모니터' (TFT LCD MONITOR)와 이를 이용한 간편형 소형 TV이다. 화질이 깨끗할 뿐 아니라 들고 다니거나 차량안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TV의 몸체에 해당하는 튜너와 모니터를 분리할 수 있는 착탈식 튜너와 전파방식에 관계없이 수신이 가능한 세계공용 튜너의 개발은 대경인터컴만 갖고 있는 노하우다.

그러나 사업성공 밑천은 따로 있다. "초등에서 대학까지 줄곧 자취생활을 하는 고생속에서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긴 것같습니다. "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서 태어난 그는 "넓은데 나가 공부하라" 는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 5학년때 대구 동인초교로 전학했다. 중.고교에 다니던 형들과 똑같이 김치찌개도 끓이고 빨래도 했다.

"겨울에 설거지를 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손가락이 저리는 듯합니다. " 그의 두손 검지에는 반찬을 만들다 칼에 벤 흉터가 지금도 남아 있다.

"고향인 칠곡에서 열차편으로 쌀을 가져오고, 김치를 들고 오다 물이 흘러 망신을 당하기도 했지요. " 그래서 '사장' 이 되기로 작심했다는 것.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8년 LG그룹에 입사, 10년간 근무했다. LG산전의 영업과장때는 대구.경북지역의 자판기 대리점을 7개에서 20개로 늘리는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감이 붙은 李사장은 "내 사업을 해보자" 며 수소문하다 초박막 액정 모니터 부문이 유망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98년 4월 사표를 낸 그는 대기업의 연구원들을 스카웃, 지난해 1월부터 개발에 들어가 10개월만에 '작품' 을 만들어 냈다.

그는 올해 1백10억원, 내년엔 2백8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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