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600선 한 달여 공방에 지친 개인투자자들 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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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회복되자 서둘러 펀드를 환매하더니 한동안 늘렸던 직접 투자마저 줄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놓고 지루한 등락을 거듭하며 분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6일까지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8389억원이었다. 하루 거래대금은 4월 10조원에 달했고,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올 1월에도 5조4945억원이었다. 주식 직접 투자가 줄면서 월별 누적 거래대금 가운데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60%대에서 11월엔 51.7%로 떨어졌다.

펀드를 통해 주식시장에 투자해온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은 올해 내내 지속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모두 6조5641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계좌수도 136만9000여 개가 줄었다.

펀드 자금의 순유출은 한국에서 유독 심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가 국가별 펀드 자금 유출입 상황을 집계한 결과, 국내 펀드자금은 2분기에 102억4700만 달러(약 13조1700억원)가 순유출됐다. 중국(-93억2300만 달러), 스페인(-56억1600만 달러), 이탈리아(-35억6900만 달러) 등지에서도 순유출이 있었다. 그러나 감소폭은 비교 가능한 37개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컸다. 오히려 펀드 자금이 순유입된 국가가 26개국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대증권 오성진 WM컨설팅센터장은 “펀드 가입은 2007년 주가 상승기에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주가가 가입 시점 수준으로 회복되자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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