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중국 청소년대표단 한국문화탐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명의 젊은이들이 무대에 올랐다. 한 손으로 물구나무를 서고, 몸을 날려 무대 위로 치솟기도 했다. 그들은 몸으로 ‘젊은이의 열기’를 표현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B-Boy들의 공연이었다. 흔히 중국어로 ‘街舞’로 표현한다. 공연이 진행되는 약 30분동안 중국 청소년 방문단은 숨을 죽이며 공연을 지켜봤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했다.

200명으로 구성된 ‘중국 청소년 대표단 한국 문화고찰’ 단이 서울에 도착한 것은 11월 1일 오후 9시 30분. 당초에는 오후 3시30분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베이징의 폭설로 인해 6시간이나 늦어졌다. 비행거리 불고 1시간30분을 오는데 공항에서 기다린 시간을 포함해 10시간 여나 걸렸다.

문화고찰 첫 날이었던 11월2일. 서울의 날씨는 제법 추었다. 그러나 20여명으로 구성된 서울의 서포터(지원자)들은 따뜻하게 중국 청소년 대표단을 맞아주었다. 전날 비행기에서의 피곤함도, 서울의 싸늘한 날씨도 한중과 중국 청소년들의 우의를 막을 수 없었다.

첫날 활동은 서울 경복궁 참관, 한국 전통문화공연 감상, 외교통상부(외교부)방문, B-Boy 공연 등으로 구성됐다. 청소년 대표단은 경복궁에서 한국의 궁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경복궁은 한국의 조선시대 왕이 거주하면서 집무를 보던 곳. 베이징의 자금성과 같다. 경복궁은 베이징 자금성보다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았다. 그러나 구성에 짜임세가 있었고, 궁내를 붉게 물들인 단풍으로 더욱 아름다웠다. 같이 했던 신경진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에는 중국의 크기가 있고, 한국에는 한국의 크기가 있다”며 “경복궁은 한국의 크기에 맞게 짜여진 궁궐로 자금성에서 느낄 수 없은 아담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복식을 차려 입은 5명의 연주자들이 한국전통음악을 연주했다. 매우 소박했다. 궤이저우(貴州)사범대학 대표 중 한 명인 바젠웨이(巴建偉)는 “차분하고 조용한 음악이었지만, 외국인이 공감할 수 있는 선율이었다”며 “한국음악이 매우 청담(淸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에서는 한-중 협력관계에 대한 한국 측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한 교수는 “중국과 한국은 1992년 수교한 이후 정치 경제 적으로 세계 유래가 없는 발전을 이뤘다”며 “양국이 세계에서 가장 친한 이웃이 될 수 있도록 청소년 여러분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중국 청소년들은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뜻에서 박수를 쳤다.

B-Boy공연은 저녁 식사와 함께 진행됐다. 젊은이들의 열렬한 몸동작에 우리는 환호했다. B-Boy공연은 한국의 역동적인 문화를 대변한다. 한국 청소년들의 역동성이 중국 청소년들에게 소개될 수 있는 계기였다.

한우덕 기자는 9일 동안 중국청소년들과 함께 움직이며 이번 청소년 방문단 활동을 취재, 보도하게 된다.

한우덕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