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글로벌 영업'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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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내 은행들의 아시아 금융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러시아.인도 등 아시아 주요 거점에 점포를 개설하는 은행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선양지점 개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미 상하이지점과 현지 법인인 칭다오국제은행을 운영하고 있지만 고객 수요가 늘면서 10월 중 추가로 점포를 여는 것이다. 이 은행 전략기획부 관계자는 "지금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한국 본사를 연결하는 금융서비스가 많다"며 "장기적으로 현지 기업과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토착화된 은행을 육성하는 전략도 함께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비슷한 전략 아래 지점 또는 현지 법인 형태로 중국에 3개의 점포가 있고, 기업은행도 선양 진출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외환위기로 중단됐던 해외 점포 개설을 재추진하는 은행도 속출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중국 선전과 러시아 모스크바에 주재원을 1명씩 파견했다. 외환위기 때 접어뒀던 계획을 8년 만에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한국인 유학과 이민이 많은 뉴질랜드, IT 메카로 떠오른 인도 진출도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인도 뉴델리 사무소를 3년 만에 다시 열었다. 인도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이 70여개로 늘어나면서 수출입 금융과 투자 기회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편 외국인 왕래가 늘어나면서 환전소와 외국인 전용 창구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후쿠오카 하카다항과 도쿄 하네다 공항에 잇따라 환전소를 설치했고, 외환은행은 안산에 중국인 전용 점포, 부산지점에는 러시아인 전용창구를 개설했다. 하나은행은 서울 가리봉동 중국동포타운의 구로동지점에 중국동포 전용 창구를 설치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크게 늘면서 중국어 통역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도 짭짤한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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