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로 힘차게 가르고 80이 곧바로 떨어진다. 기와 기가 충돌한다. 사느냐, 죽느냐. 언제나 그게 문제다. 결론은 쉽게 내려졌다. 잡으러 간다면 ‘참고도1’ 흑1, 3이다. 그러나 백4로 한 점 잡아 더 이상의 공격 수단은 보이지 않는다.
“착각인가” 묻자 박영훈 9단이 애매하게 웃는다. 천야오예 수준으로 이런 수읽기를 놓칠 리 없다. 그렇다면 천야오예가 패를 강행한 이유는 뭘까. ‘참고도2’ 흑1, 3, 5로 나가고 싶었지만 백6으로 움직여 오는 수가 겁났을까. 바둑은 좋은데 그게 계속 머리를 어지럽혀 패라는 극단책으로 돌아섰던 것일까. 우변에서 엄청난 불로소득을 얻으면서 판은 순식간에 뒤집혔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