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처원씨, 김근태씨 고문경관 4명에 8천만원 대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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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근안(李根安.61)전 경감의 도피과정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강력부(文孝男부장검사)는 29일 박처원(朴處源)전 치안감이 김우현(金又鉉)전 치안본부장을 통해 카지노업자 전낙원(田樂園)씨로부터 받은 10억원중 9천5백만원을 김근태(金槿泰)씨 고문 경찰관에게 제공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에 따르면 朴씨는 국가가 김근태씨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에 대해 지난 9월 김수현(金秀顯)전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경감 등 4명의 전직 경찰관을 상대로 5천8백여만원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 판결이 임박해오자 지난 2일 8천만원을 건넸다는 것이다.

검찰은 "金전경감이 '해결해 달라' 고 호소, 朴씨가 소송금액에 이자까지 합쳐 8천만원을 줬다" 고 밝혔다. 金전경감 등은 지난 25일 서울지법에서 전액 패소판결을 받았다.

朴씨가 지난해 6월 李씨에게 1천5백만원을 준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이날 朴씨를 다시 조사했다.

朴씨는 89년 12월 田씨가 기부한 '경찰발전 기금' 10억원을 전달받고 90년 3월 田씨의 사무실을 방문, 감사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朴씨가 조종석(趙鍾奭)전 치안본부장에게 기금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金전본부장에게 다시 요청, 돈을 받아냈다" 면서 "田씨가 당시 카지노업체를 운영했으나 경찰에 부탁할 만한 현안이 없었기 때문에 뇌물로 보기는 힘들다" 고 밝혔다.

검찰은 李씨가 연루된 고문사건과 朴씨가 받은 10억원의 사용처에 대한 보강수사를 벌여 다음달 10일께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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