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다가구 전세값 외환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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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외환위기 이후 급락했던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전셋값이 상당한 폭으로 회복됐다.

올들어서만 연초에 비해 지역에 따라 15~30% 정도 오른 상태다. 서울 방배.양재.봉천.신림동 등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많은 일부 지역에선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사철은 지났지만 전세 수요자는 꾸준히 생겨 물건이 나오기가 무섭게 소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은 아파트 전셋값이 너무 오르자 값이 싼 다세대 쪽으로 대체 수요가 몰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세대.다가구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자 그동안 주춤했던 자투리땅 다세대 주택 건립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 현황〓서울지역 다세대.다가구주택 매매가격은 보합세지만 전세는 물건이 딸리면서 가격이 오른 곳이 많다.

양재.방배동 일대의 경우 전세가는 실평수 13~15평 규모의 방 2개짜리가 5천만~5천5백만원, 10평 규모의 원룸은 2천만~2천5백만원선으로 봄에 비해 30%정도 올라 환란 전 수준을 회복했다.

봉천.신림동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방 2개짜리 15평 다세대 전세가는 봄에 비해 15% 정도 오른 5천만~6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홍제.홍은동 지역도 20평짜리가 위치에 따라 4천5백만~5천만원에 전세 물건이 나오고 있다. 올 봄에 비해 15% 남짓 올라 환란 전 시세의 80% 회복한 셈이다.

상계.도봉동 지역 역시 지난 여름을 기점으로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천5백만원 하던 방 2개짜리 12평형이 외환위기 이후 3천만원까지 내려갔다가 지금은 4천만원선으로 올랐다.

화곡동 일대 다세대의 전셋값도 올초에 비해 20% 정도 상승했다.

◇ 다세대 주택건립 꿈틀〓다세대 주택임대 수요가 살아나면서 자투리땅을 활용하거나 재건축을 통해 다세대주택을 지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수목건축 신창범 실장은 "최근 다세대 건립이 늘고 있는 추세" 라며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 달에 한 건 수주하기도 힘들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한 달에 두세 건 정도 공사를 맡고 있다" 고 말했다.

건설교통부가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을 고쳐 다음달 중순부터 연립.다세대주택 등 도심지역의 노후.불량 공동주택 입주자들도 10명 이상의 조합원으로 재건축조합만 구성하면 재건축에 나설 수 있도록 할 방침이어서 이같은 다세대주택 건립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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