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125억 쏠 게, 한국판 ‘해리포터’ 내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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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한국판 ‘해리포터’ 만들기에 125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여된다. 국가가 나서 콘텐트 생산을 챙기고, 또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2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대한민국 신화(新話) 창조 프로젝트’. 여기서 ‘신화’란 그리스 신화와 같은 예부터 내려오는 설화가 아닌, 한자 그대로 ‘새로운 이야기’다. 참신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발굴해 내, 이를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캐릭터·게임 등 문화 상품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진흥원 이재웅 원장은 “‘해리포터’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308조원에 이른다. 킬러 콘텐트의 가장 중요한 건 원천 스토리”라고 강조했다.

#스토리 공모대전=드라마 ‘꽃보다 남자’ ‘하얀 거탑’, 영화 ‘올드보이’‘미녀는 괴로워’의 공통점은? 모두 다 일본 원작이다. 원천 스토리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개선하겠다며 마련된 게 스토리 공모대전이다.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한다는 의미도 있다. 공모전을 통해 원천 스토리 14편을 뽑는다. 상금은 국내 최고 규모로 대상 1억5000만원, 최우수상 1억원 등 총상금 4억5000만원이다. 출품작은 영화·드라마 등 장르에 제한이 없으며, 흥행성과 완성도가 심사의 큰 기준이다.

#원스톱 통합지원=좋은 이야기를 선정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후 실제 문화 상품이 될 때까지 과정도 진흥원이 연계한다. 우선 현업에 있는 프로듀서·감독·작가를 연결해준다. 이를 통해 거칠고 부족한 요소가 있는 원천 스토리는 완성도 높은 이야기로 업그레이드된다. 실제 제작 단계에선 편당 최대 20억원까지 지원한다. 원천 스토리가 영화·드라마 등으로 완성된 이후엔 수출보증보험과 연계해 해외 유통도 지원한다. 해외진출 시 계약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국제변호사의 법률적 자문도 이어진다. 이 원장은 “좋은 이야기만 내 놓으면, 나머지는 몽땅 진흥원에서 책임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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