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시절 몸매 오래 간직하고 싶어…" '누드웨딩사진'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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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최근 결혼식을 올린 金모(29.회사원)씨는 결혼 사진첩 2개를 만들었다. 하나는 누구에게나 보여줄 수 있는 결혼식 장면 등이 담긴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밀' 사진첩. 이 사진첩에는 속옷 차림의 金씨가 하늘하늘한 흰 천으로 몸을 감싼 부인(24)을 다정하게 껴안고 있는 사진들이 담겨 있다.

金씨는 "처음에는 부끄러워 망설였지만 '남들도 다 한다' 는 사진관 주인의 말에 용기를 얻었다" 고 말했다.

요즘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 사이에서 '누드 웨딩' 사진이 유행하고 있다. 수영강사 崔모(28)씨 부부의 경우 남편은 옷을 전혀 걸치지 않고 부인(26)은 중요 부분을 나뭇잎 장식으로 가리고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崔씨는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몸을 사진으로나마 간직하고 싶었다" 며 "두 사람 외엔 볼 사람도 없는데 어떠냐" 고 반문했다.

崔씨 부부의 사진을 찍어준 A사진관 주인 金모(39)씨는 "최근엔 권하지 않아도 '누드 사진을 찍어줄 수 있느냐' 고 먼저 물어오는 부부들이 많다" 고 귀띔했다.

누드 웨딩 사진첩 만들기를 원하는 신혼부부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사진관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사진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젊은 세대들은 이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결혼을 앞둔 내레이터 모델 尹모(22.여)씨는 "부부간 애정을 키워줄 재미있는 발상" 이라며 "신랑을 설득해 꼭 사진을 찍겠다" 고 말했다.

반면 나이든 세대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高모(50.회사원)씨는 "신성해야 할 결혼사진을 찍는데 옷을 벗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며 고개를 내저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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