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변 여과수 상수원으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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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낙동강 지하 모래 층을 빠져 나온 여과수(濾過水)가 상수원으로 이용된다. 경남도는 내년 초 4백74억원을 들여 함안군 칠서면 용성리.창원군 대산면 갈전리 등 낙동강변 두 곳에 낙동강 여과수를 상수원으로 개발하는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도는 2003년까지 두 곳에서 하루 8만t의 상수원을 확보해 창원 30만 가구.함안 13만 가구 등 낙동강변 43만 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강변 여과수 개발은 프랑스 센강과 독일 라인강변 등 유럽 1백여 곳에서 오래전부터 이뤄졌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강변 여과수는 강둑 주변 모래 층 지하 수십m 지점에 고여 있는 지하수. 강물이 모래 층을 빠져나와 강둑에서 50~1백m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여과수 취수지점까지 도착하는데 40~60일이 걸리고 이 과정에서 불순물이 많이 제거된다. 때문에 강물보다 훨씬 깨끗해 정화처리비용이 적게 든다.

실제로 경남도가 낙동강물과 여과수 수질을 비교한 결과 색도(먹는 물 수질기준 5도 이하)의 경우 강물이 5~2백도인 반면 여과수는 1~8도이었다. 일반세균(기준 1백CFU/㎖ 이하)도 강물이 1백50~2만1천인 반면, 여과수는 4~2백70에 불과했다.

게다가 여과수는 수온이 일정해 암모니아 제거 등 정수처리가 수월하고 갈수기 취수난도 덜 수 있다. 여과수를 개발하기 좋은 곳은 강둑 바깥쪽에 두터운 자갈과 모래 층이 있고, 그 아래쪽에 지하수가 고이기 좋은 충적층(沖積層.모래 퇴적층)이 발달해야 한다.

도는 지난 94년 1월 낙동강물 오염사고가 터진 후부터 남강.밀양강 등 도내 10여 곳에서 여과수 개발을 위한 조사를 벌여 오다 이 같은 조건을 갖춘 두 곳을 최적지로 선정했다.

경남도 김현(金顯)수질개선과장은 "앞으로 효과가 좋은 것으로 판단되면 다른 지역에도 여과수 개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환경부 등에 건의하겠다" 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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