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에 최대한 자금지원-정부 금융시장 안정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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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대우그룹 처리 문제로 불안이 빚어지고 있는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투신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정부는 우선 투자자들의 수익증권 환매에 대응키 위해 필요한 경우 한국은행이 투신사가 보유한 통화안정증권 (20조원) 을 무제한 매입해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충분히 대주기로 했다.

또 금융기관들의 대우 처리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할 경우 대우 계열사에 대한 출자전환에 나선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신속히 공적자금을 투입해 재무건전성을 충분히 유지해 줄 방침이다.

아울러 통화정책을 융통성 있게 끌고가 금리 상승을 최대한 막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채권시장의 장기적인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채권시장 안정화기금을 조성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투신사 안정화자금 1조2천억원도 최대한 활용키로 했다.

대우그룹 처리에 대한 시장의 신뢰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대우전자 등 계열사를 조속히 계열에서 분리해 외국 전문 컨설팅회사들이 참여하는 기업구조조정기구 (CRV)가 관리하면서 매각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강봉균 (康奉均) 재정경제부장관.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 전철환 (全哲煥) 한국은행 총재.이기호 (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긴급 경제정책조정회의를 갖고 이같은 정부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또 대우에 신규 지원키로 한 4조원의 자금 배정에 참여한 금융기관들에는 대우가 맡긴 담보를 지원금액의 1.5배 정도 우선 배정토록 하고, 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기관들의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대한 환매 요청이나 주식의 투매를 자제토록 요청했다.

정부는 이처럼 투신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 의지를 분명히 밝힌 만큼 투자자들도 높은 환매수수료를 물면서까지 환매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대우에 대한 금융기관의 채권을 출자로 전환하는 한편 채권단 주도로 대우 계열사들을 5~6개 그룹으로 분리해 매각.합병에 나서도록 하는 등 대우그룹의 구조조정을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완료키로 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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