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기가D램' 초고속반도체 상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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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기가 (G) 더블 데이터 레이트 (DDR) D램 반도체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것은 엄지 손톱만한 크기의 칩 안에 2백자 원고지를 32만장 이상 저장할 수 있을 정도로 용량이 크고, 정보처리 속도도 빠른 차세대 초고속 반도체. 이 제품이 컴퓨터에 사용되면 원격 의료시스템.위성통신.개인정보 통합카드 등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황창규 (黃昌圭) 부사장은 지난 26일 미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현재 주력인 64메가D램보다 자료 저장용량이 16배나 큰 초고속 1기가D램 상용화에 성공했다" 면서 "하반기부터 중대형 컴퓨터 생산업체에 주문생산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칩 안에 있는 전기회로 간격이 머리카락 8백분의1에 불과한 0.13㎛ (1미크론 = 1백만분의1) 초미세 가공기술을 실현한 것으로, 기존 64메가D램 공장에서 만들 수 있어 40억달러 이상의 투자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무게 0.34g인 칩의 초기 가격은 개당 1천달러 (약 1백20만원) 로 예상돼 금 (1g=1만원) 보다 부가가치가 3백배 이상 높은 제품이다.

게다가 이 제품은 한번의 신호에 두개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DDR 기술을 채택, 기존 최고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3배반이나 빠르다는 것. 미국.일본 업체들은 2000년 상반기에나 양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삼성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우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이 DDR 방식의 초고속 반도체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인텔이 지지하는 램버스 방식의 D램을 생산하는 업체들과 차세대 고속D램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DDR 방식은 삼성이 97년 국제표준화기구인 JEDEC에서 첫 제안한 고속 메모리 기술로 램버스와 함께 차세대 고속 D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IBM 등은 DDR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

오스틴 =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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