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아마 段과 프로 칫수차이' 곧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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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바둑에 '칫수' 라는 것이 있다. 실력차이 때문에 모두 호선으로 둘 수는 없으니까 접히고 두는 것은 당연한데 몇점을 놓느냐가 바둑팬들에겐 보통 문제가 아니다.

우선 1급의 경우 그 영역이 하도 넓어 같은 1급인데도 5점까지 놓는 경우가 발생한다. 프로에 근접한 실력의 아마추어7단에서부터 '그냥 1급' 까지 모두가 스스로 1급이라 자칭하는 탓에 사교바둑이라면 몰라도 승부바둑을 두려면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이다.

또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어떻게 되며 가령 3점이나 4점을 놓으면 집으로 몇집 효과가 있을까 등 궁금한 점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국기원에서는 아마 단과 급의 질서확립을 위해 곧 프로대 아마추어유단자의 칫수를 발표할 예정인데 그 내용은 <표> 와 같다. 즉 아마추어의 정점인 7단이 프로에게 선 (先) 으로 두고 6단은 2점, 5단은 3점, 4단은 4점, 3단은 5점, 2단은 6점, 초단은 7점이 되는 것이다.

그 다음이 1급에서부터 9급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이대로 따른다면 대체적으로 단이나 급이 높아지는 효과를 초래할 것 같다.

그렇다면 접바둑의 효과를 집으로 환산하면 어떻게 될까. 정선의 효과에 대해선 현재 5집반이 통용되고 있지만 점차 6집반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후 2점부터 9점까지는 공식 통계가 없기에 설이 분분하다. 1점 늘어날 때마다 14집을 추가하면 된다는 이론이 있고 치석 (置石) 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위력은 점점 커진다는 설이 있다.

3점에서 4점으로 늘어날 때와 5점에서 6점, 7점에서 8점이 될 때가 가장 차이가 크다는 것은 서봉수9단등 전문가들의 증언. 이런 요소들을 감안하여 정리한 것이 <표> 와 같다.

한국기원의 프로들은 실제 접바둑을 두어 이를 증명해보고자 했다. 그래서 20년 전인 79년 월간 바둑지가 '프로들의 접바둑' 을 주최했는데 맨처음 2점바둑에선 서능욱9단이 강훈9단에게 불과 5집을 이기는데 그쳤다. 3, 4, 5점 대국은 애석하게도 기보가 남아있지 않다.

6점대국에선 유건재7단이 고재희7단에게 45집을, 7점대국에선 조남철9단이 김재구8단에게 70집을 이겼다. 8점에선 김수장9단이 백성호9단에게 103집승. 9점에선 하찬석8단이 유병호6단에게 160집을 이겼다.

예상보다 더 많이 이긴 것은 9점대국 뿐이지만 프로들은 <표> 의 수치에 대체적으로 수긍하는 편이며 만약 호선바둑에서 2점을 놓고 덤을 15집을 받는다면 흑이 유리하다고 본다.

또 A는 B에게 2점을 놓고 B는 C에게 3점을 놓는다면 A는 C에게 몇점일까.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바둑에선 2+3은 5가 아니고 4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통설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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