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발칸] 각계인사 평화적 해결안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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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코소보 문제를 해결할 '화타 (華陀) 의 처방' 은 무엇인가.

나토의 유고공습이 2주째를 맞으면서 각종 장단기 해결방안이 봇물처럼 등장하고 있다.

미국과 나토의 많은 전문가들은 "공습만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고 이미 결론짓고 있어 지상군 투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유엔을 통해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주장도 있다.

최근 제기된 '백가쟁명 백화제방 (白家爭鳴 白花齊放)' 의 처방전을 정리해본다.

◇ 지상군 투입 = 보스니아 사태때 국제평화특사를 지낸 발칸 전문가인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5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 기고에서 이를 강력히 지지했다.

미 상원 외교위 제임스 루거 의원을 비롯한 미 상.하원 의원 상당수도 지지하고 있다.

미국내 여론도 상승세다.

나토국가들은 최근의 알바니아계 추방사태 이후 "서로 감정이 악화된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가 앞으로 코소보에서 동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 결론짓고 코소보를 향후 유고에서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마련 중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리들은 코소보를 향후 독립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유럽 나토국가들은 국제보호령으로 둘 것을 제안중이다.

하지만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실행여부가 미지수다.

◇ 유엔 안전지대 설치 = 프랑스의 프랑수아 레오타르 전 국방장관이 5일 르몽드지 기고문에서 제안했다.

코소보를 '유엔 안전지대' 로 선포하고 유엔군 주둔 아래 주민들의 귀환과 재건활동을 국제사회가 지원하자는 것이다.

레오타르는 필요하면 유엔이 유고의 주권을 인정하면서 코소보를 일시 위임통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콘스탄틴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도 5일 "유엔이 파견한 중립군의 코소보 배치라면 밀로셰비치가 수락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설득해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얻는 것이 관건이다.

◇ 공습 즉각 중지.협상재개 = 러시아의 프리마코프 총리가 유고를 방문, 밀로셰비치와 절충한 후 지난달 30일 나토에 제안한 휴전안이다.

나토가 공습을 먼저 중지하면 밀로셰비치도 코소보내 병력을 감축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중국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나토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 코소보 해방군 (KLA) 무장강화 = 전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와 조지프 리버먼 미 상원의원 등의 주장이며 KLA 지도자 하심 타치의 요구사항이다.

KLA를 통해 알바니아계가 자력으로 인종청소를 저지하면서 유고군의 전력을 소진시키자는 것이다.

하지만 나토를 대신한 대리전 성격이 짙고 훈련문제 등으로 해서 효과가 부정적이다.

◇ 희망의 회랑 설치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4일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제안했다.

코소보 난민들에게 안전하게 원조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국경지대 일부에 '인도주의를 위한 희망의 회랑 (回廊)' 을 설치해 이 지역에 대해서는 나토도, 유고군도 공격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 회랑을 점차 확대해 난민을 귀환시키면서 점진적으로 대화를 통해 코소보 문제를 평화스럽게 해결할 수도 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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