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4살꼬마 매몰 2시간만에 발견뒤 되살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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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알프스 산악에 쏟아진 50년만의 폭설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네살배기 어린이가 2시간 동안 눈 속에 갇혀 있다 기적적으로 구조돼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인 알렉산더가 오스트리아 서부 발주르 마을에서 발견된 것은 지난 24일 밤. 앞장서 가던 구조견들이 알렉산더를 발견, 눈을 파헤지자 구조대가 달려들어 꼬마를 구해냈다.

2시간여 동안 눈 속에 파묻혀 있었던 탓에 꼬마의 몸은 꽁꽁 얼어 있었고 맥박도 뛰지 않았다.

구조대원들도 처음에는 이 아이가 죽었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구조대원들에 의해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알렉산더는 응급치료를 받고 심장박동을 회복했다.

다음날 40㎞ 떨어진 잠스의 큰 병원으로 옮겨질 때 알렉산더는 고무 젖꼭지를 물고 미소까지 지을 정도로 회복됐다.

의사들은 뇌의 손상 여부는 아직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인도 눈에 묻힌 지 1백30분이 지나면 생존율이 3%에 불과한 실정을 감안해 보면 알렉산더의 회복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는 게 의사들의 설명이다.

현지 언론들은 알렉산더의 생환을 '발주르의 기적' 이라고 불렀다.

어린이를 치료한 의사들은 알렉산더의 나이가 어려 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즉 어린이의 경우 산소가 없는 상태에 처해도 추위가 몸과 뇌를 지탱할 수 있도록 신진대사를 위축시켜주기 때문에 1분에 세번만 호흡하거나 아예 호흡을 하지 않아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

한편 지난 16일 알프스 스키 하이킹에 나섰던 프랑스인 3형제는 3천5백m의 산 속에서 길을 잃자 얼음집 (이글루) 을 만들고 10일간의 극한 상황을 이겨낸 끝에 꺼져가는 무선전화의 신호음을 추적한 구조대에 의해 25일 극적으로 구출됐다.

3형제는 먹을 것이 동나 눈 녹인 물을 마시면서도 구조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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