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성] 한진택배 배혜정 대리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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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남자도 힘든 택배 (宅配) 대리점을 어떻게 여자가 하느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생각해도 아직까지는 여자들에게 힘든 일인것 같아요. "

전국 2백여 택배 대리점장중 유일한 여성인 한진택배 해운센타 대리점장 배혜정 (裵蕙情.35.사진) 씨. 그는 거친 배달 직원들을 지휘해야 할 뿐 아니라 직접 봉고차량을 몰고 배달에도 나서야해 쉽지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裵씨는 4명의 남직원과 2명의 여직원으로 월평균 8천박스 (약 4천~5천만원) 의 뛰어난 매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규모가 더 큰 대리점들도 월평균 5천여 박스취급에 그쳐 더욱 돋보인다.

"남편이 동양화재에 근무하는 것이 인연이 돼 해운센타 1층에서 보험대리점 했었어요. 그러다가 부수입이 될 것 같아 97년 11월부터 택배 소화물도 같이 취급했지요. 그런데 택배 업무를 하면 할수록 무한한 가능성이 보이는 겁니다."

裵씨는 특유의 적극성을 발휘, '단순 접수' 에서 벗어나 소화물이 있을 만한 곳을 직접 찾아나섰다. 마침내 지난해4월에는 단순 취급점에서 대리점으로 승격됐다.

"택배가 그저 배달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소화물의 흐름을 잘 추측해서 배달물건을 확보해야하고, 효율적인 배달업무를 끊임없이 개발해야합니다. 꼼꼼한 서류작업도 중요하죠. " 그래도 가장 힘든 일은 배달직원 관리. 한번은 홧김에 '그렇게 하려면 모두 들어가라' 고 해놓고 밤늦게까지 혼자 소화물을 모두 배달한 뼈아픈 경험도 가지고 있다. 지금은 훨씬 노하우가 생겨 서로 만족도를 높이는 법을 깨달았다고.

그의 목표는 국제소화물.창고대여업무까지 모두 다루는 토탈 택배 서비스센터. 45세까지는 꼭 이루겠다는 각오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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