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옴부즈맨 프로 일단 합격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TV를 향한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담는 '옴부즈맨 프로' 에 새 장이 열렸다.

지난해 3월 'TV를 말한다' 를 폐지한 이후 1년 가까이 옴부즈맨 프로를 방영하지 않았던 SBS는 지난 6일 '열린TV 시청자 세상' 을 첫 방송했다.

KBS도 지난주까지 시청자들이 TV를 접하기 어려운 시간인 일요일 오전7시30분에 내보내던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 를 6일부터 토요일 오후5시25분으로 옮겼고 방영시간도 예전 30분에서 40분으로 늘렸다.

지난 가을 개편에서 일요일 새벽에 나가던 'TV속의 TV' 를 토요일 오후1시로 전진 배치해 옴부즈맨 프로강화를 선도했던 MBC 역시 6일부터 시청자들이 직접 만드는 프로를 방영하는 시청자 참여 코너를 선보였다.

방송 3사가 일제히 '달라진' 옴부즈맨 프로를 방영한 6일은 '시청자의 날' 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듯 싶었다.

오전 9시부터 저녁6시까지 채널을 바꿔가며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기 때문. KBS에선 시청자 단체가 시민.전문가를 취재해 만든 'KBS뉴스 경제청문회 보도의 문제점' 이 나갔고 MBC는 청소년들이 제작한 영상물을, SBS는 자사 프로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전달했다. KBS의 경우 시청률이 지난 방영분의 두배를 넘어섰다.

물론 미흡한 점도 많았다. SBS의 경우 전반적으로 비판 수위가 별로 높지 않아 늘 거론되던 일반론을 한번 환기한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KBS를 통해 방영된 시청자 제작 프로는 기존 방송의 보도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해 참신한 시각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여러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일단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새로운 흐름은 분명 희망을 갖게 한다.

옴부즈맨 프로에 대한 일반인들의 낯섦이 사라지고 영상 제작을 통한 방송 참여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 머지않아 탄탄하고 매서운 옴부즈맨 프로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강주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