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녀앵커 할리우드서 나치배역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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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독일의 인기 앵커우먼이 할리우드 영화에 나치 고관의 처 (妻) 역으로 캐스팅되자 독일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비록 영화지만 공영 방송의 메인 앵커가 친 (親) 나치의 역할을 해선 안된다고 국민들이 반발하는데다 방송국측도 뉴스의 신뢰도가 훼손된다며 교체까지 고려하고 있다.

독일 제1공영방송 (ARD) 의 메인 앵커를 6년째 맡고 있는 주잔 슈탕케 (31) 는 최근 할리우드로부터 히틀러의 후계자였던 괴링의 처 카린 역을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전형적인 독일계 미인이라는 게 낙점 이유. 카린 괴링은 나치정권의 수립을 보지 못하고 31년에 43세의 나이로 요절하지만 남편에 대한 헌신적인 내조로 괴링을 거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그녀는 생전에 나치즘의 맹목적인 신봉자로도 알려져 있다.

슈탕케 자신은 할리우드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 이에 대해 방송국측은 "만약 그녀가 나치의 상징인 철십자를 달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면 메인 앵커 자리를 그만둬야 할 것" 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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