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밴드된 일본 4인조 '곱창전골' 첫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우리는 '한국밴드' 입니다. 한국록을 짓고 부르는…. "

신중현.산울림의 카피밴드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일본 4인조 '곱창전골' 이 처음으로 국내에서 연주를 했다.

17.18일 서울 연강홀 시나위 공연에서 오프닝밴드로 30분간 신중현의 클래식을 연주한 것.

2년전 이들의 공연을 못하게 했던 문화관광부도 이틀후 20일 있을 일본문화개방 발표를 감안했음인지 못본체 했다.

리더 사토 유키에 (35.보컬) 는 "한국인 앞에 서서 감격스럽다.

신중현 '선생님' 의 록은 미국에도, 유럽에도 없는 고유한 음악이다.

특히 '미인' 의 기타리프는 우리를 피안으로 데려가는 '사이렌' 같다" 라고 말한다.

사토가 '미인' 을 처음 들은 건 3년전. 한국에 여행와서다.

사토는 서구팝에 밀착된 일본가요를 넘어 새 소리를 갈구하고 있었다.

우연히 들은 '미인' 은 그에게 구원이었다.

친구들도 "우리가 찾던 음악이 여기 있다" 고 환호했다.

그들은 좋아하는 한국음식을 따서 일본 최초의 한국록밴드 '곱창전골' 을 출범시켰다.

사토가 한국에 대한 애정에서 한국록을 시작한 건 아니다.

그는 신중현을 알기전까지는 한국과 한일관계사를 전혀 모르는 일본 젊은이의 하나였다.

그러나 좋아하는 것이면 선입견이나 주위 시선에 신경쓰지않고 파들어가는 일본인 혹은 젊은이 특유의 자세를 실천한 끝에 마침내 '한국 음악인' 선언에 이르렀다.

한일문화교류란 이렇듯 자유로운 선택속에서 성숙해 갈 것이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