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족화가 최웅열씨 첫 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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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신체장애로 왼발로 한국화를 그리는 최웅열 (崔熊烈.31.평창군도암면유촌리) 씨가 24일부터 11월1일까지 춘천시민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崔씨는 '사랑의 시간' 등 20점을 선보인다.

생후 7개월째 되면서 양손이 뒤틀리는 등 중증 장애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한 崔씨는 초등학교때 우연히 아버지가 왼쪽발 발가락에 숟가락을 끼워준 것을 계기로 왼발을 쓰기 시작한 뒤 발가락 사이에 연필을 끼우고 낙서를 하는 일로 그림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화첩 등을 보며 독학으로 그림을 배우던 崔씨는 91년 한국화가 김아영 (金雅映) , 최영식 (崔榮植) 씨 등으로부터 본격적으로 한국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崔씨는 92년 구족 (口足) 화가협회 회원으로 가입, 95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박물관에서 열린 협회 세계회원 초대전에 40호짜리 산수화를 출품했고 장애작가 초대전등에 작품을 출품하는 등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저녁무렵 그림을 시작 밤새워 작업을 하는 崔씨는 이번 전시에서 기본적인 산수화를 비롯, 우주의 원리를 동심의 눈으로 바라본 것을 표현한 한국화를 선보인다.

20세까지는 너무 힘들어 죽음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다는 崔씨. 崔씨는 "어려운 삶이지만 꼭 필요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그림 그리기와 한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고 말했다.

평창 =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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