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민당,연정파트너 녹색당 '환경정책'수위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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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녹색당이 세계 최초로 환경정당의 수권정당 변모라는 신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후보가 28일 "사민당과 녹색당이 안정적 연립정부를 형성하는 데 충분한 다수의석을 갖고 있다" 며 연정방침을 확실히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적.녹연합이 본격 정권을 만들 때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연정방침은 정해졌지만 본질적으로 입장이 워낙 다른 부분이 많고 이에 따라 연정의 대주주인 사민당이 녹색당에 입장전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녹색당 정책 가운데는 ▶휘발유값 세배 인상 ▶개발도상국 수입품에 대한 무역장벽 제거 ▶이중국적 허용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해체 ▶원자력발전소 즉각 폐쇄 ▶일부 마약의 합법화 등 급진적인 것들이 많다.

이 때문에 '대중과 유리된 이상주의자' 라는 비판적 여론도 상당히 높고, 재계는 녹색당을 노골적으로 꺼린다.

따라서 사민당은 녹색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등에 업고 '녹색당 길들이기' 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녹색당은 연정참여를 위해서는 '색깔' 을 바꿔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정체성을 상실, 지지기반이 허물어질 수도 있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녹색당은 원전 반대를 외치던 좌우익 환경운동가들이 70년대 결성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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