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이기는 기업]대구 회전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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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원단을 주로 생산하는 대구 섬유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의류업체로 탄탄하게 터를 잡은 회전니트㈜ (대표 咸正雄.58.대구서구이현동) . 한때 대구에는 수백개의 의류업체가 있었으나 호남과 수도권에 주도권을 넘겨주고 원단업체만 주로 남아 '반쪽' 섬유도시로 전락했다.

이러한 변화속에서도 회전니트는 지역의 대표적인 내의.스포츠의류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대구 유수의 섬유업체들과 '쉬메릭' 이란 공동상표를 사용해 간판급 지위를 더욱 굳혔다.

대구 섬유업계 전반이 수렁에 빠진 지난 10여년간은 연매출이 90억원 정도에서 머무는 가운데 전문화에 힘쓸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회전니트의 성장 뒤에는 한길만을 걸어온 咸사장의 '장인정신' 이 숨어있다.

20대 초반 섬유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36년동안 섬유업 이외에는 시선을 돌린 적이 없다.

군 제대직후인 62년 咸사장은 대구의 한 메리야스회사에 사무직으로 취직했다.

4년후인 66년 공장장을 끝으로 퇴사한 그는 직원 10여명으로 '회전의자메리야스' 공장을 차렸고 10년뒤 76년에는 직원 1백50여명의 회전니트㈜를 설립했다.

내의에서 외의 (外衣) 인 스포츠의류에도 눈을 돌렸다.

메리야스와 함께 여성용 의류인 'ADA' , 남성용 'ADS' 를 생산, 국내 시장에 우선 내놓았다.

89년 영국 윔블던사와 상표권 계약을 맺어 각종 스포츠의류를 생산, 지금은 전량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 매출의 70% 정도가 수출이다.

咸사장은 초창기부터 직원들의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79년 노사협의회를 구성, 지금에 이르기까지 매달 한차례씩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있고 88년엔 미혼여성 근로자 아파트 (50가구) 를 준공했다.

올해 일자리를 잃은 봉제공장 직원 40여명을 채용, 사원수를 2백50명에서 3백명 정도로 늘렸다.

요즈음 咸사장은 선진국 시장을 겨냥한 고품질 개발에 승부수를 걸고 고급 패션 내의 개발에 힘을 쏟고있다.

대구 섬유산업과 회전니트의 재도약을 咸사장은 자신한다.

대구 =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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