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쿤 사망으로 막내린 중국 '원로정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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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4일 양상쿤 (楊尙昆) 전 국가주석의 사망으로 중국의 원로정치가 사실상 종언을 고하게 됐다.

그가 세상을 떠남에 따라 86년말 '노동지 (老同志) 생활회' 에 참가, 후야오방 (胡耀邦) 의 실각을 주도했던 8대 원로중 생존인물은 보이보 (薄一波. 90) 전 당중앙 고문위 부주임뿐이다.

8대 원로중 리셴녠 (李先念.전 정협 주석).덩잉차오 (鄧穎超.周恩來의 부인) 는 92년, 왕전 (王震.전 국가부주석) 은 93년, 천윈 (陳雲.전 당중앙 고문위 주임) 은 95년, 덩샤오핑 (鄧小平.당중앙 군사위 주석).펑전 (彭眞.전 전인대 상무위원장) 은 97년에 각각 사망했다.

중국은 90년대 초반까지 이들 당.정.군의 원로가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 '팔로치국 (八老治國.8명의 원로가 나라를 다스린다)' 이란 유행어까지 낳았었다.

95년 1월에는 사망한 원로 대신 새로운 인물들을 보태 95년 1월 '신8로 (新八老)' 란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신8로' 란 덩샤오핑. 천윈. 펑전. 양상쿤. 보이보에다 완리 (萬里.82.전 전인대 상무위원장). 쑹핑 (宋平.81.전 정치국 상무위원).쑹런충 (宋任窮.90.전 당중앙 고문위 부주임) 등을 포함시킨 것.

그러나 현재 살아 있는 네명의 원로들은 은퇴 이후 활동이 미미할 뿐더러 영향력면에서도 鄧.楊과는 비교할 수 없다.

중국 지도부는 楊의 사망을 계기로 江주석을 정점으로 리펑 (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주룽지 (朱鎔基) 총리가 포진하고 그 아래에 후진타오 (胡錦濤) 부주석이 차세대 후계자로 자리를 굳혀가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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