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박행보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닥종이는 거칠다. 섬유의 올이 그대로 살아있어 붓이 잘 밀리지 않는다.

종이가 주는 질감도 그렇고 거기에 어울리는 짧은 붓질도 그래 보여 닥종이에 그린 그림은 느낌이 투박하다.

한국화가 박행보씨는 매끄러운 화선지를 버리고 최근 닥종이를 택했다.

거기에 무등산.달마산 미황사.향일암 같은 전남 광주 인근의 풍경을 엷고 고운 담채로 그렸다.

삐쭉이 솟은 바위산은 마른 붓을 끌어서 닥종이 느낌을 그대로 드러냈다.

산 밑에 보이는 암자와 마을 집은 반면 엷고 고운 담채로 그려 마치 동화 속처럼 보인다. 거친 것과 고운 것의 평화로운 만남과 조화를 시도한 것이다.

14일부터 23일까지 선화랑. 02 - 734 - 0458.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