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들의 봄맞이]김세형씨등 나이잊은 열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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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작곡가라면 누구나 생전에 필생의 대작 (大作) 한편은 남기고 싶은 욕심 때문일까. 원로 작곡가들의 봄맞이가 더 분주한 듯하다.

국내 최초의 작곡 전공자인 김세형 (金世炯.94) 옹은 오라토리오 '하박국' 을 쓰고 있다.

구약성서를 기초로 한 가사는 81년에 이미 완성했고 곡도 현재 3분의 2 정도 끝냈다.

이 작품은 미국서 최근 발굴된 국내최초의 '교향곡 제1번' (1932년) 과 역시 국내 최초의 연가곡 '먼길' (1932년) 등 金옹의 초기 작품과 함께 올 가을에 열릴 '김세형 작곡발표회' 에서 선보일 예정. 지난해 신창악 오페라 '춘향전' 을 발표한 김동진 (金東振.85) 옹은 경희대 조영식 (趙永植) 이사장이 작사한 '건국 50주년 기념 칸타타' 에 곡을 붙이고 있다.

김희조 (金熙祚.78) 옹도 오는 4월15일 세종문화회관 20주년 기념공연에서 연주될 국악관현악 '축전 서곡' 의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60년 국내 최초로 가야금 협주곡을 발표했던 정회갑 (鄭回甲.75) 씨는 "죽기 전에 한국 오페라의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 며 창작혼을 불태우면서도 "완성도 하기 전에 미리 소문 내기가 싫다" 고 작품에 대해서 밝히기를 꺼렸다.

또 '그리운 금강산' 의 최영섭 (崔永燮.69) 씨는 95년 서울오페라단의 위촉으로 완성했던 오페라 '운림 (雲林) 과 용희 (龍姬)' 의 올 가을 초연을 앞두고 막바지 수정 작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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