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부동산은 침몰중…경기 침체에 공급과잉 겹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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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경기침체와 투자심리 위축 그리고 공급과잉이라는 삼각파도에 휩쓸려 홍콩 부동산이 침몰하고 있다.

고급 호화주택의 임대료는 계속 떨어지고 있고 일반 주택 가격도 눈에 띄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의 부동산 임대료를 보여주는 존스 랑 우톤 자료에 따르면 벌써부터 내림세를 보여온 호화 주택의 임대료는 지난달에도 10~15%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월세 14만달러에 임대됐던 왓포드 빌라내 한 주택은 현재 11만5천달러에 나갔고 마운트 켈레트 로드에 있는 주택을 월세 25만달러에 내놓은 집주인은 "18만달러만 줘도 집을 빌려주겠다" 고 최근 중개업자에 통보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홍콩 경기가 전반적으로 식고 있는데다 아시아 각국의 경기 침체로 바이어들이 홍콩을 외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호화주택의 공급량은 넘쳐나는 상태다.

경기가 얼어붙다보니 너도나도 큰 집을 임대 시장에 내놓아 자금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반 주택가격도 지난해말에 비해 약 20%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새로 집을 산 사람들은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해 파산직전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홍콩 정부는 급기야 24일 최근 분양된 공동주택 구입자 8백명을 대상으로 구입가의 최고 20%까지 대출해주겠다고 약속하는등 구제책 마련에 나섰으나 은행들이 계속 자금대출을 꺼릴 경우 대다수 주택 구입자들의 자금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홍콩 = 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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