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문열'부악문원 (負岳文院)'에 200여명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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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작가 이문열 (李文烈.50) 씨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문학서당 '부악문원 (負岳文院)' 에 李씨의 '제자 문객 (門客)' 이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부악문원은 李씨가 "궁핍한 젊은 날의 초상을 후배에게 물려줄 수 없다" 며 지난달 17일 경기도 이천에 사재를 털어 문을 연 개인 문학서원. 이곳에서 3년간 묵으면서 창작활동에 전념할 정규 원생 5명등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금까지 2백여명이 몰려든 것이다.

이중에는 20대 문학청년부터 석.박사 학위자들은 물론 80대 노인까지 포함되어 있다.

李씨가 3년간의 공부와 함께 숙식을 해야 한다는 생활상의 이유 때문에 애초에 생각했던 원생들은 30세 이하의 남자 5명. 하지만 "어떤 어려움도 감내하겠다" 면서 매달리는 노장급 지원자들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특히 "젊은이들과 함께 지내며 인생의 마지막 작품을 쓰고 싶다" 고 이천까지 찾아온 83세 할아버지는 李씨를 당혹스럽게까지 만들었다.

또 남녀유별 (南女有別) 이라 숙식을 함께 할수 없어 여성 제자는 받지 않으려 했지만 여성 지망자들도 많아 고심하고 있다.

李씨는 "문학에 대한 열정이 높은 것은 반갑지만 감당할 방법이 없다" 고 털어놓으면서 "드러내 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IMF 한파의 영향으로 예상외로 중장년층이 많이 지원하는 것 같다" 고 밝혔다.

매일 밀려드는 방문자와 전화 상담 때문에 李씨는 현재 작품활동마저 중단하다시피 한 상태. 李씨는 진정 문학을 공부하려는 지망생들은 가급적 수용하고 나머지는 편지등을 통한 통신강좌로 대화를 나눌수 있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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