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필순·박영미 '푸른눈의 열성팬'…어김없이 공연 개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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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아무리 좋아하는 가수라도 며칠동안 이어지는 그 가수의 콘서트를 하루도 빠짐없이 개근할 만큼 열렬한 팬은 드물다.

그런데 가수 장필순과 박영미는 그런 열렬팬 그것도 외국인을 보유해 이채를 띤다.

먼저 장필순의 콘서트장에는 호주인 마이클 글라스 (40.서강대 교양영어 강사)가 그윽한 눈길로 무대를 응시한다.

지난해 2월 길거리 포스터에서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통기타를 연주하는 장필순의 모습에 반해 공연장을 찾은 이래 지금까지 15회 계속된 그녀의 콘서트에 개근하는 '광' 이 됐다.

지금은 장필순과 공연 뒤 차를 마시며 음악얘기를 하는 사이가 됐고 그녀가 속한 포크동인 '하나음악' 의 명예회원까지 됐다.

아무리 그녀가 좋다지만 같은 공연을 매일 볼 것까지 있느냐고 묻자 "첫날은 사운드와 팀웍이 좀 허술하고 관객도 적다.

그러나 둘째날은 음악이 좋아지고 관객도 적당히 들어 감상하기 좋다.

마지막날 그녀와 밴드는 지쳐있지만 있는 힘을 다해 열중한다.

이처럼 매일 달라지는 필 (느낌) 을 즐기는데 개근의 묘미가 있다" 고 말한다.

젊은 시절 포크.펑크밴드에서 활동,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장필순의 음악은 돈이나 인기와는 무관하게 음악 자체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있고 꾸밈없는 자연미가 우러나 좋아한다" 며 칭찬한다.

박영미의 공연장에도 94년 이래 개근해온 미국인 하브 하비슨 (미8군 마케팅 디렉터) 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보이즈 투 멘의 '올 포 원' 을 멋지게 리메이크하는 품새에 반해 매니어가 된 그는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개성적인 목소리로 백인.흑인음악과 샹송 등 모든 장르를 소화하는 능력이 돋보였다" 며 "미국인은 이렇게 전혀 새로운 음악을 하는 개성파를 좋아하므로 미국에 진출하면 성공을 확신한다" 고 말한다.

가끔 박영미와 저녁을 같이하며 감상소감을 얘기하는 그는 사무실에 그녀와 찍은 사진을 걸어둘 만큼 열렬한 팬이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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