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부아데프르作 '앙드레 말로'…문화관료의 전형 말로 평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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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간의 조건' '희망' 등의 소설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프랑스 작가 앙드레 말로에 관한 평전. 연대기적, 혹은 전기적 사실의 단순 나열보다 평생을 예술이라는 대명제를 끌어 안고 치열하게 살았던 대작가의 정열에 초점을 맞췄다.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현대 프랑스 문화의 기틀을 잡은 말로의 생애를 역동적으로 추적한 점이 인상적. 우리에게는 특히 문화부장관으로 프랑스 문화의 역량을 키우는데 온 몸을 바쳤던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장관 직함에 상관없이 루브르박물관의 먼지를 털어내고, 재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프랑스 대혁명 이후 잊혔던 트리아농성 (城) 을 복원하고, 모든 박물관을 일반에 개방해 오늘날 문화도시의 대명사로 불리는 파리를 만들어냈다.

특히 그가 지난 64년 완성한 '프랑스의 기념비와 예술적 재원의 총람' 은 현재까지도 프랑스 문화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문화관료들에 요청되는 의식과 태도를 웅변으로 암시하는 셈. 문학비평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평소 말로와 두터운 친분을 나눴던 인물. <한길사.이창실 옮김.3백38쪽.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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