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라크에 생물무기 개발 첨단장비 불법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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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엔 이라크 무기 특별사찰단 (UNSCOM) 이 생물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5천ℓ급 대용량 첨단 발효장비를 러시아가 이라크에 불법 판매했음을 입증하는 95년 양국합의문을 지난해 가을 발견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12일 보도했다.

이라크내 한 정부건물내에서 발견, 압수된 비밀문서는 이 거래가 6개월간에 걸친 양국 공식대표단의 협상끝에 95년 7월 끝났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는 UNSCOM이 이라크의 대량 생물무기 생산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제기한지 6개월 뒤의 일이다.

이 신문은 또 "사료용 단세포 동물 단백질 생산을 이유로 이라크가 구입한 수백만달러 상당의 이 장비는 유엔에 의해 이라크에 허용된 동일종류 장비 용량의 10배가 넘는 것" 이라면서 "그러나 이 장비가 이라크에 의해 수령됐는지는 분명치 않다" 고 소식통을 인용했다.

이처럼 민감한 성격의 장비를 이라크에 판매하는 것은 유엔의 대 이라크 금수조치를 위반하는 행위다.

이와 관련, 러시아 정부는 해명을 요구하는 6주전의 유엔 요청에 대답하지 않고 있으며 유엔주재 러시아 대표부 키릴 스페란스키 대변인도 코멘트 하기를 거부했다.

한편 이라크의 8개 대통령궁에 대한 사찰제의를 미국과 영국이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앤서니 지니 미 중앙군사령관은 11일 "1주일정도면 이라크에 대한 공격 준비를 끝낼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공격 시점과 관련, 영국 BBC 라디오가 이라크에 최후 통첩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으나 트랜트 로트 미 상원 원내 총무는 "24일 이전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사마 알 바즈 이집트 대통령 정무보좌관은 이날 "이라크가 유엔 결의들을 이행하는 쪽으로 다가서고 있다" 고 설명했다.

워싱턴·바그다드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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