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對이라크 공격'관련 주변국 득실계산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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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의 대 (對) 이라크 공격을 앞두고 관련 국가들이 각자의 이해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행동에 돌입해도 91년 걸프전과 달리 이라크와의 직접적인 충돌은 없을 것이란 게 주변국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동맹관계에는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러시아가 미국의 군사력 동원시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를 일방적으로 해제하겠다고 밝혔고, 중국.프랑스를 비롯한 대다수 아랍국가들도 군사행동에 반대한 만큼 전후 미국 주도의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이라크가 지도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쿠웨이트는 91년 이라크 침공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미국 공격으로 이라크가 무장해제되길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이중잣대에 비판적이다.

게다가 이라크가 무력화 (無力化) 될 경우 중동에서 미 - 이스라엘의 전략적 구도가 고착된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팔레스타인도 이집트에 공감하고 있다.

이라크와의 8년 전쟁을 벌였던 이란은 전후 미국의 걸프지역 장악과 장기주둔을 걱정하고 있다.

군사행동 개시에 앞서 이같은 중동국가의 이해를 먼저 조율해야 하는 것이 미국의 고민이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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