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 폴크스바겐, 치열한 1위 싸움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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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다 최근 2년간 도요타에 간발의 차이로 뒤진 바 있는 GM은 올해부터 1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날 전망이다. 이 자리를 놓고 폴크스바겐그룹과 도요타의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지난해 1위였던 도요타는 수익 기반이었던 미국 시장의 몰락으로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강의 자동차 업체다. 철저한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대비 품질’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업체들을 압도한다. 마케팅도 뛰어나다.

최근 무서운 기세로 부상하는 이탈리아의 피아트그룹이 눈길을 끈다. 피아트는 파산한 크라이슬러의 지분 중 노동조합(전미자동차노조·UAW)과 채권단을 뺀 최대 지분을 차지했다. GM의 독일 자회사 오펠을 탐내고 있다. 피아트는 이런 일이 모두 성공하면 600만 대에 육박하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심정택(자동차 평론가) 피알에이투지 대표는 “피아트가 난관을 뚫고 몸집 불리기에 성공하면 자동차 업계의 재편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위권 그룹에서는 생산 규모와 사업 범위가 크게 줄어든 GM과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포드, 르노-닛산, 현대·기아 등이 빅 5 진입을 놓고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GM은 시보레·캐딜락·뷰익·GMC 등 4대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오펠·홀덴·사브·새턴·허머 등 다른 브랜드와 해외 생산기지는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차 운명도 이 과정에서 결정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419만여 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해외 생산기지를 늘리고 있어 올해 말 600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경쟁력을 갖춰 생산 능력만큼 만들어 팔 수 있다면 빅5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

그 외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도 변수다. 혼다(지난해 승용차 판매량 394만 대), 푸조-시트로앵(340만 대), 스즈키(237만 대), 다임러(167만 대), BMW(148만 대) 등은 현재 8~1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개편의 와중에 인수합병(M&A)을 통한 덩치 키우기에 나서거나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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