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보따리상 다시 몰려온다…고환율로 '이윤 5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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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첼나키 (러시아 보따리장수)' 들이 다시 몰려오고 있다.

부산시초량동 청관골목 등 외국인상가 밀집지역과 서울 남대문.동대문 등 재래시장에 올 연초 이후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러시아권 상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러시아 교포 상인도 최근 구매단을 모집, 오는 3월말까지 2천4백여명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 수년만에 러시아 특수 (特需)가 되살아날 조짐이다.

이들 보따리장수가 대거 한국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까닭은 환율 급등으로 몇만달러어치의 물건을 사가면 항공료.숙박비를 빼고도 50% 이상의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투자진흥처는 올해 4만~5만명의 러시아 보따리장수들이 한국을 찾아와 지난해보다 두배나 늘어난 4억달러 규모의 물품을 구입해 갈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시초량동 외국인상가번영회 손광명 (孫光明) 총무는 "올들어 러시아 상인들의 발길이 지난해보다 10%정도 늘었다" 며 "이들 보따리장수는 적게는 5천달러에서 많게는 10만달러까지 현찰결제로 물품을 구입하고 있어 IMF 한파로 한푼의 달러가 아쉬운 국내 영세상인과 중소업체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고 있다" 고 말했다.

무공에 따르면 한.러 수교 이후 본격화한 첼나키들의 한국행 쇼핑붐은 한때 7만명을 돌파, 구매 규모가 5억달러 수준에 달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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