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프로야구 목마른 '꿈의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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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팬들도 '철인' 칼 립켄 주니어 (볼티모어 오리올스) 나 놀란 라이언 (은퇴) 과 같이 전설적인 기록을 만들어낸 우상을 원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내판 전설' 은 없다.

프로야구 초창기 스타들은 전설적 기록을 쌓기에는 출발이 늦었다.

원년 MVP 박철순 (OB코치) 이나 원년 홈런왕 김봉연 (해태 코치) 의 프로야구 통산기록은 보잘 것 없다.

그들은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프로야구에 뛰어들었고 최고의 자리를 후배들에게 일찍 물려줘야 했다.

프로야구 태동 뒤 야구를 시작한 1세대는 바로 73년생 박찬호 (LA다저스).조성민 (요미우리 자이언츠) 으로 대표되는 세대다.

이들은 초등학교 3~4년 재학중이던 82, 83년 프로야구 붐을 타고 야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의 꿈은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로 이어졌다.

이들의 등장을 기다려왔던 국내 프로야구 팬들은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2백승은 꿈의 승수로 불린다.

현재 최고기록이 선동열 (주니치 드래건스) 의 1백56승이다.

이 기록을 깰 수 있는 후보는 이강철 (해태.1백16승) 이 가장 근접해 있다.

그러나 이강철에게 2백승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꿈의 2백승' 을 넘어설 기대주로는 정민철 (한화.81승).이대진 (해태.64승) 정도가 꼽힌다.

그러나 이들은 나란히 내년시즌을 마친 뒤 해외진출을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타자부문 기록을 세워줄 것으로 보였던 김기태 (쌍방울) 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자, 누가 국내팬들에게 선동열이나 김성한 (해태 코치).이만수 (은퇴) 의 기록을 깨고 '전설' 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인가.

이태일<체육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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