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이번주 베네수엘라등 3국 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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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이 '앞마당' 챙기기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2일부터 1주일간 베네수엘라.브라질.아르헨티나 3개국 순방길에 나선다.

최근 세계 경제 속에서의 비중이 괄목할만큼 확대되고 있는 남미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과 영향력을 지키고 더욱 키우기 위한 행보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는 최근 아시아 각국과 유럽연합 (EU) 이 경쟁적으로 중남미 지역과의 경협을 확대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강한 경계심리가 깔려있다.

미국의 '앞마당' 을 아시아.유럽에 그냥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보좌관등 클린턴 참모들은 지난주 이번 순방과 관련, "남미는 이제 쿠데타.독재.경제혼란의 시기를 지나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며 대남미 정상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앞서 샬린 바셰프스키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올초 미 의회에서 "EU는 이미 남미 관세동맹인 메르코수르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기 위한 과정을 밟기 시작했고 중국.일본등도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고 주의를 환기시킨바 있다.

클린턴 행정부가 요즘 신속한 통상협상을 위해 의회의 법안심사를 가.부결만으로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인 '패스트 트랙' 의 부활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것도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을 메르코수르 확산에 앞서 남미 지역으로까지 가능한한 빨리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내년 4월 칠레에서는 지난 94년 이후 두번째로 북.남미의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미주 정상회담이 열려 자유무역협정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어서 클린턴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남미 각국도 미국의 패스트 트랙 부활 여부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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