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씨 "이인제 안된다" 독자출마론 통추 내분 2라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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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선 후보와의 연대문제로 4분5열 양상을 보이는 국민통합추진회의 (통추)가 이번에는 독자후보 출마로 내홍 (內訌) 을 겪고 있다.

노무현 (盧武鉉) 전의원이 독자출마 의사를 보이면서 부터다.

최근 열린 상임집행위에서도 김대중 국민회의.조순 민주당후보, 이인제 전경기지사와의 연대문제등 향후 진로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李전지사와의 연대를 주장한 김홍신 (金洪信) 의원이 趙 - 李연대의 필요성을 제기하자 친 (親) DJ계인 김정길 (金正吉) 전의원은 "趙 - 李연대가 이뤄진다 해도 李전지사가 趙후보의 손을 들어주겠느냐" 며 난색을 표했다.

盧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3당 통합에 영합하고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그늘에서 권세를 누렸던 사람이 이제 와서 3金청산과 세대교체 깃발을 들고 신한국당을 박차고 나가는 것은 양심있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 이라고 李후보를 비난, 독자출마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李전지사가 세대교체를 주장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 "내가 아니더라도 통추가 독자후보를 내야 한다" 고 팽팽히 맞섰다.

분위기가 일촉즉발 (一觸卽發) 의 위기로 치닫자 김원기 (金元基) 대표가 "독자출마 문제를 공론에 부쳐 10월 중순까지 매듭짓자" 고 제의, 서둘러 회의를 마쳤다.

참석자들은 일단 '통추차원의 행동통일' 을 다짐했지만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연대후보에 대한 의견이 제각각인데다 盧전의원이 독자출마의 뜻을 굳혀 통일된 행동을 더욱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통추는 조만간 소위를 열어 독자후보론을 공론에 부칠 예정이다.

그러나 내부에서 조차 이것이 시간끌기에 그칠 공산이 클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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