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즐겁게]장어는...(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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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0년전쯤부터 여름철의 스태미너 식품이라는 장어가 붐을 일으켜 왔다.

장어의 양식이 성행해서 대중화되었기 때문이다.

장어는 뱀장어의 준말이며 바다장어와 구분하기 위해 민물장어라 부르기도 한다.

자연산 장어는 보통 민물에서 5년에서 10년 가까이 서식하다가 8월에서 10월 사이 산란할 목적으로 바다로 내려가 난류를 따라 높은 수온과 짙은 염분도를 가진 심해로 들어간다.

바다로 내려가는 수개월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고 필리핀 해구까지 내려간다는 것이다.

필리핀 해구라고 하면 에베레스트산을 떠다가 가라앉혀도 모자라는, 1만가 넘는 깊은 바다다.

뱀장어가 어떻게 그 깊은 바다 밑까지 내려가며, 또한 어떻게 그 엄청난 수압을 견뎌 낼 수 있는가, 궁금한 것 이상으로 신비하게 느껴진다.

산란을 한 암수 뱀장어는 바다 밑에서 그대로 죽어버린다는데 부화된 새끼 뱀장어는 다시 난류를 따라 먼바다를 2 - 3년에 걸쳐 대륙 연안에 다다른다.

이 새끼뱀장어를 흔히 실뱀장어라고 부르는데 일본말인 '시라스' 로 더 통한다.

부화 직후의 새끼 뱀장어는 백색의 반투명체로 모양이 댓잎과 같다 해서 '댓잎 뱀장어' 라 부르며, 이 새끼 뱀장어가 한국땅에 가까워올 무렵이면 5~8㎝로 자라 흰 실뱀장어로 변태되어 강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 실뱀장어를 잡아 양어장에서 고등어 따위의 생선분말로 된 사료를 먹여 1년 쯤 키우면 먹을 만큼 자라 기호가의 식탁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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