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도 도시근교가 인기 …출퇴근 쉽고 생활 편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요즘 전원주택 수요가 출퇴근이 쉽고 생활기반이 잘 갖춰진 도시근교로 몰리고 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 번듯한 전원주택을 짓기 보다는 땅값이 비싸더라도 건축비를 줄여 분당이나 일산등 교통.상업시설이 좋은 곳의 전원주택을 마련하려는 경향이 일고 있는 것이다.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지만 최근 철골조 단독주택 건축방법과 조립식주택등의 보급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양평이나 파주등지의 평당 30만원짜리 준농림지는 1백50평 사서 건평 50평짜리 목조주택을 짓는데 순수 투자비만 2억원정도 들어가는데 비해 분당.일산인근에서 평당 60만원짜리 준농림지를 산뒤 평당 2백만원정도 들이면 같은 값에 주거여건이 좋은 전원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가장 인기를 모으는 곳이 고양시 덕이.풍동등 일산 신도시 인근과 용인시 모현면.수지읍등 분당주변. 서울에 직장을 둔 金모씨 (40) 는 일산시내 32평형 아파트를 1억6천만원에 팔고 이곳 준농림지 2백67평을 직장동료와 함께 평당 60만원에 사들인뒤 43평짜리 2층 전원주택을 지었다.

땅값 7천2백만원 (자신의 지분 1백20평)에 건축비 8천6백만원 (평당 2백만원) 과 대지조성비및 인허가 비용 1천2백만원등 모두 1억7천만원이 들어갔다.

골조는 H빔 철골에 외양을 황토벽돌로 치장하니 괜찮은 전원주택을 한채 장만할 수 있었다.

철골이기 때문에 내부공간을 마음대로 구성할 수 있었고 공기도 60일로 짧아 건축비를 줄일 수 있었다.

당초 파주시의 평당 30만원짜리 준농림지 1백50평을 사서 평당 3백만원을 들여 목조주택을 지으려다 같은 투자비로도 일산 인근에서 집을 짓기로 마음을 바꿔먹은 것이다.

특히 자녀들의 교육과 생활불편이 우려돼 일산 신도시의 기반시설과 교육.상업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을 택한 것이다.

이 일대는 金씨같은 수요가 늘면서 준농림지값이 지난해보다 평당 10만원정도 오른 60만~7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2백~3백평단위의 매물도 있으나 가급적 5~6명이 1천평단위로 사들여 대지를 바꾼뒤 집을 짓는게 더 경제적이라고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분당에서 가까운 용인시 수지읍.모현면과 광주시 오포면일대에도 이같은 방식의 전원주택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늘어 전원주택의 달라진 투자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수지읍 재원공인중개사무소의 심호택씨는 "전원주택 수요자들이 의외로 비싼 건축비에 놀라고 있다" 며 "따라서 땅값보다도 건축비를 줄이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고 전한다.

수지나 모현일대를 찾는 수요자들의 경우 대부분 분당아파트 주민들로 기존의 생활여건을 크게 바꾸지 않고 전원생활을 누리려는 것이다.

수지일대의 준농림지는 임야는 평당 40만~50만원에 집지을 땅을 구할 수 있으나 형질변경과 대지조성비가 평당 40만원정도 들어간다.

반면 준농림 논밭은 평당 70만~80만원정도로 임야보다 비싸나 대지조성비가 거의 들지 않아 오히려 실속있다고 일대 중개업소들은 권하고 있다.

황성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