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아그룹 주거래은행 권우하 제일은행 상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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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5일 기아그룹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을 발표한 제일은행측은 주거래은행으로서 최선을 다했으나 기아그룹이 결제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 그룹의 회생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제일은행 권우하 (權禹夏) 상무와의 일문일답.

- 갑자기 협약 적용을 결정한 이유는. "최근들어 거액의 어음교환이 제2금융권으로부터 들어오면서 기아그룹이 헤어날 수 없는 자금부족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의 교환금액이 하루 1천5백억원에 달했다.

기아그룹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

- 정부와 사전협의는 없었나.

"없었다. 단 오늘 아침에 정부에 통보했다. "

- 기아그룹측과는 협의했었나. "어제 류시열 (柳時烈) 행장이 김선홍 (金善弘) 회장을 제일은행에서 만나 이날 교환이 돌아오는 어음을 자체 결제하지 못하면 협약적용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기아로선 1백억원이 부족해 협약 적용 기업이 된 셈이 됐다.

柳행장이 기아를 살리려다 은행까지 망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뜻을 金회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 - 金회장의 거취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채권금융기관 회의에서 정할 사항이다. "

- 주거래은행으로서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지난 6월말에도 기아그룹에 대해 제일은행이 2백50억원을 지원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였다"

- 기아의 협력업체 수는 얼마나 되나. 이들이 물품대금으로 받은 진성어음은 은행이 지원해줘야 되는 것 아닌가. "총 5천여개다.

협력업체의 어음은 기아의 금융부채가 동결되기 때문에 자체 자금을 통해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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