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기업 헛장사…20% 더 팔고 순익은 99%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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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해 재벌들은 덩치는 키웠으나 실속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여신 2천5백억원 이상으로 주거래은행제 적용대상인 51개 기업집단중 한보와 건영을 제외한 49개 그룹의 경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액이 3백78조9천4백16억원으로 전년대비 20.1%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5백77억원으로 무려 99.1%나 줄었다.

특히 매출액 가운데 이익을 얼마나 냈는지를 나타내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0.2%를 기록, 전년 (2.5%) 보다 2.3%포인트 낮아졌다.

95년에는 1천원어치를 팔아 25원의 이익을 남겼으나, 96년에는 겨우 2원의 이익에 머물렀다는 이야기다.

한편 총자산은 3백71조1백65억원으로 전년말 (3백2조2천7백11억원) 보다 22.7% 늘어났다.

그러나 이 가운데 부채가 2백96조3천8백92억원으로 전년말보다 61조2천6백35억원이 늘어났다.

반면 자기자본은 67조1천4백54억원에서 74조6천2백73억원으로 7조4천8백19억원 증가하는데 그쳐 자기자본 비율이 22.2%에서 20.1%로 떨어지는등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은감원 관계자는 "반도체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부진한데다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이 커서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고 분석했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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