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어선나포 강력히 대응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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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이 또다시 공해(公海)상에서 조업하던 우리 어선을 납치했다.지난달에도 4척을 나포해 선원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실까지 드러나 분노하던 마당에 또 다시 다섯번째 일을 저질렀다.우리는 일본이 왜 이런 식의 무례하고도 경우없는 짓을 계속 저지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웃인 우리와 당연히 협의를 거쳐야 할 사안인 직선기선 획정을 일방적으로 선포해놓고 영해를 침범했다고 잡아가니 이런 나라를 이웃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버젓이 살아 있는 어업협정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계속 이런 식의 만행으로 앞으로 한.일관계를 어떻게 끌고갈 심산인지 이해할 수 없다.일본이 날로 쇠퇴해 가는 자국의 수산업 보호를 위해 이런 무리한 행동을 한다면 그러한 행위가 불러올 결과는 훨씬 중대하고 심각할 것이다.

우리 정부의 대응자세도 좀더 적극적이고 강력해야 한다.이미 우리가 본란을 통해 두차례 지적한 바와 같이 정부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었다.나포당했을 때도 소리를 질러야 할 우리가 오히려 쉬쉬 했고,가혹행위를 당했다는 호소가 나오는데도“확인이 안된다”는 식으로 나왔다.잇따른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정식항의도 없이 침묵을 지키다 여론이 거세지니까 주한 일본대사를 부르는등 형식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듯이 비쳐지니 일본이 계속 강하게 나오는 것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한 정부내부의 입장조율에도 문제가 있다.해양수산부가 어민보호와 우리 해역확보라는 차원에서 강한 입장을 보인 반면 외무부는 매우 모호한 처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외무부가 우리 주장도 일리가 있고,일본 주장도 일리가 있다는 식의 자세를 갖고 있다면 도대체 어느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이냐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일본의 잇따른 어선나포와 가혹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특히 이런 식의 충돌은 양국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없는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협상을 재개해 잠정적인 조치로라도 이같은 불상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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