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LG 박병주 감독 '무승' 속앓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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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요즘 프로축구 안양LG의 박병주 감독(55.사진)을 향한 주위의 눈총은 따갑다.

“도대체 이럴수 있나.”“뭔가 문제가 있겠지.” 이같은 말들은 LG가 올시즌 들어 세운 국내 최다의 무승 기록인 19게임 무승기록을 두고 하는 말이다.LG는 올시즌 아디다스컵 6무3패에 이어 정규리그인 라피도컵에서 6무1패,프로스펙스컵에서는 3무로 모두 15무4패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박감독은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물론 올해 새로 사령탑을 맡은 그로서는 이같은 무승기록에 마음이 편할리는 만무하다.

“19게임중 물고 늘어지면 이길수 있는 경기도 몇번 있었습니다.하지만 선수들에게 이기고 지는 것 보다 수준 높은 내용을 주문했습니다.” 올시즌 단 1승도 건지지 못한 박감독의 변명같기도 하지만 그는 축구의 질(質)을 강조했다.

박감독은“선수층이 얇고 베스트를 제외한 가용인원이 부족한게 가장 어려운 점”이라며“그러나 용병들이 대부분 물갈이됐고 FW 함상헌.DF 강준호등이 침체를 벗어나고 있어 전체적으로 힘을 얻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박감독은 특히 산악인 허영호씨의 극지 체험을 선수들에게 들려주며 정신무장을 강조했다.박감독은“정상을 향하는 인간의 의지력,도전과 극복등은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며 다시한번 허씨의 특강을 들을 작정이라고 밝혔다.

박감독은 1백만달러(약 9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포르투갈 1부리그인 벤피카로 진출할 예정인 서정원에 대해“보내주는게 구단의 방침”이라며“대신 무탐바.바바라데.올레그등 용병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60년대후반과 70년초 국가대표선수로 뛰었던 박감독은 서울은행등 실업팀 감독과 국가대표 감독을 거쳐 올초 계약금 1억원.연봉 7천만원에 LG사령탑을 맡았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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